뇌졸중의 후유증에서 아직 헤매고 있을 때, 머리 다른 쪽에서는 치매에 두려움이 커가고 있었다. 치매의 참혹함을 단기간이지만 겪어봤고, 병원 커튼 밖에서 보호자들이 뇌졸중 후유증에 대해 주고받던 말 중에도 치매라는 단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건강하셨던 어머니는 90을 넘기면서 치매 증상을 보였고, 점점 심해져 결국 요양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했던 경험이 불과 2년 전이었다. 병원에서 무심코 들었던 얘기, TV에 초대된 의사들이 들려주는 의료 정보 등과 종합하면 충분히 수긍이 간다. 내 뇌는 최소한 5시간 이상 충분한 산소 공급이 막혀 질식 상태였거나 수많은 뇌세포가 죽어 정상적인 작동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끔씩 찾아오는 미세 두통도 마치 큰 지진 뒤의 여진이 아닐까 생각한다.
치매에 걸린다면....
치매의 종착지는 요양병원이지 않을까 싶다. 단기간이라면 몰라도 시간이 길어진다면 가족은 돌봄을 포기할 것이다. 그래야 나머지 가족들도 살 수 있다고 본다. 사람에 따라 다양한 치매 발현이 있다고 들었는데 가족을 폭력성이 보이거나 가출 등이 잦게 되면 감당할 수가 없을 것이다. 환자 또한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생은 황폐화 그 자체가 아닐까? 그래서 노년에 치매가 호랑이보다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이다.
치매를 물리치자
치매 예방 또는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식품으로 포스파티세린이 있다는 글을 앞서 소개하였다. 아직 먹지는 않고 생각만 하고 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머리와 손가락 운동을 많이 해야 좋다는 말도 들었다. 악기를 다룬다든지, 그림을 그린 다든지, 퍼즐을 맞춘 다든지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선택한 것은 다음 2가지인데 간단히 소개하자면 성취감도 주고 늙어서 공부한다는 뿌듯함에 치매는 오지 않을 것 같다.
영어 단어 암기
쉬운 것보다는 어려운 것, 생소한 것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선택한 것이 영어 단어 공부다. 젊은 시절 영어 공부를 하긴 했지만 일부러 난이도가 있는 것을 골랐는데 "말해보카"라는 앱을 골랐고 "I'm 65"라는 아이디가 쓰고 있다. 어휘와 영작, 듣기 등 3개 파트로 되어 있는데 각 점수를 합쳐 점수를 매기고 점수별로는 총 12개의 등급이 있다. 매주마다 승급 또는 강등되는데 계속 공부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 같다. 이 앱이 좋은 이유는 틀린 단어를 3분 뒤, 1일 뒤, 1주일 뒤, 3개월 뒤, 6개월 뒤와 같은 방법으로 맞출 때까지 반복시켜 주므로 기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위 그림은 영작인데 아래에 제시된 단어들 중에서 골라 순서에 맞게 배치하고 맞는지 틀리는지 체크하면 되는데 틀리면 그 이유와 문법 사항을 알려준다.
AI 봇 공부하기
이건 정말 생소한 분야였는데 이 또한 머리를 써야 한다는 생각에 유튜브와 도서관을 오가며 공부하고 있다. 지금은 챗 GPT와 그림을 그려주는 미드 저니, 레오나르도 AI를 사용해 보고 있는데 이 블로그에 있는 대부분의 그림은 스스로 그린 것들이다. AI 도구를 이용해 머리 속에 있는 이미지를 실제 그림으로 맞춰나가는 과정에서 화가가 된 기분을 느껴보기도 한다. 위 그림은 엄마 판다가 아기판다를 재우는 모습을 그려본 것인데 맘에 드는 부분을 추가하거나 빼기를 반복하면서 몰입을 하는 효과를 느꼈다. 원판 그림을 확대해보면 털 한올까지 마치 카메라로 클로즈업하여 찍은 것과 혼동할 정도로 상세히 그려준다. 세상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발전되고 있다는 놀라움과 함께 이런 분야를 알아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다. 이들 AI는 종류도 정말 많고 수시로 다음 버전을 내놓고 있는데 어디까지 발전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죽기 전에 따라잡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꼭 치매나 뇌졸중 후유중을 걱정하지 않더라도 머리를 써야 하는 이런 도구들과 함께 한다면 뇌세포가 시들어가는 속도를 늦추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과 더불어 하루빨리 치매라는 영역이 정복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