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완전 무지했다가 뇌졸중을 겪고 난 뒤 크게 변한 것은
내 몸에 대해 잘 알아야 겠다는 것이었다.
마음을 바꾸니 주변에 건강정보가 차고 넘치는게 보였다.
TV만 틀어도 의사와 출연 인물들은 뭘 먹었더니 관절이 좋아졌고, 암세포가 줄어 들었고
비만에 도움이 되고,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이런 내용이 거의 매일 방송되고 있었다.
알고 보니 특정 식품회사에서 지원을 받은 두 채널이
건강정보 프로그램과 홈쇼핑 채널을 연계하여 편법적인 방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 2개 채널과 종편 4개 채널이 520여회나 이랬다니 눈 뜨고 코베이는 격이 따로 없다.
소비자를 호구로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선, 용어부터 알자
관심있는 제품이 건강식품(Health Food)인지 건강기능식품(Functional Health Food)인지 구분해야 한다.
용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굉장한 차이가 있다.
건강식품은 건강에 효과가 있다기 보다는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 이롭다는 것으로
근거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통칭하는 것이니 눈길조차 주지말자.
건강기능식품은 특정 건강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식품으로
식약처에서 법률에 따라 테스트와 검증을 거쳐 판매가 허가되며
특정 질환에 효능이 있어 보조적인 치료나 예방을 위해 설계된 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이면 OK?
그렇다면 건강기능식품은 확실한 효능이 있는 것인가?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식약처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을 3단계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질병 발생 위험 감소", "생리활성기능", "영양소 기능" 등이다.
질병발생위험감소 기능을 내세우는 상위 등급 제품은 대부분 인체적용시험을 거치지만,
그 외 생리활성이나 영양소 기능 제품은
인체적용시험 없이 동물시험이나 다른 자료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효과가 검증된 몇 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도움을 줄 수 있음"
또는 "체내에서의 기능에 필요함" 정도로 애매하게 표현을 하고 있고
TV나 일반 매체에서 특효약인양 광고하거나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는 그런 것들이다.
한때 광풍처럼 인기를 끌었던 글루코사민, 클로렐라, 녹차 등이 효과가 없다고 판명난 것 처럼 말이다.
사실 의사들은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장 입증된 건강관리 방법은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는게 아니라
균형잡힌 식사(충분한 영양 섭취), 충분한 휴식(수면),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운동이라는게
이미 과학적으로도 밝혀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특정 성분을 추가적으로 더 섭취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 효과가 아직까지도 제대로 입증된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기능식품을 과신하지 말고 그 돈으로 차라리 건강에 좋은 식사를 하는게 좋을 듯 싶다.